PR [한겨례신문] 성공창업 현장을 가다 / 인터넷장터공략 대학생사장 곽상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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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1-03-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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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부제 건강죽 안방까지 배달, 인터넷장터 공략 ‘대학생 사장님’
[한겨레신문] 2004/12/13 15:51
[성공창업 현장을 가다]
온라인 죽 쇼핑몰 하루에 1천 그릇을 파는 인터넷 죽집? 아마 열에 아홉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우선 인터넷에서 죽을 판다는 것부터 생소하다. 게다가 죽이 그렇게 많이 팔린다는 것도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의구심을 깨고 2년동안 인터넷 장터 옥션 등에서 26만개가 넘는 죽을 팔아 파워셀러 자리에 올라설 정도로 성공을 일궈낸 사람이 있다. 온라인 죽 쇼핑몰 ‘쿨앤쿨’(coolncool.com)을 꾸리고 있는 곽상준 사장(28)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직 졸업을 한 학기 남긴 대학생이지만 그의 이름 뒤에는 사장이라는 꼬리표가 자연스럽게 따라 다닌다.
“주위 사람들이 처음에는 잘못하면 ‘죽 쑨다’고 반대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부러워해요.” 이미 학생티를 벗어던진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 넘치는 청년 사업가의 모습이 엿보인다.
재고·배송 부담없는 위탁판매로
곽사장은 사업에는 탁월한 감각을 지녔지만 공부에서는 ‘모범생’과 거리가 멀었다. 재수를 해 겨우 시작한 대학생활도 그다지 신나지 않았다. 하지만 군제대 뒤 알게 된 인터넷 장터는 그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다가왔다.
그는 2년 동안 인터넷 장터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하며 무일푼에서 1500만원이란 목돈을 손에 쥐게 됐다. 집에서 쓰지 않는 프린터기, 전자수첩 등을 팔아보기도 하고 다른 쇼핑몰의 파격상품을 옥션에 가져다 팔아 차익을 내기도 했다. 온라인 판매 노하우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직접 물건을 사 팔기도 했다. 해리포터 열풍이 부는 즈음 마술강의 시디 100개를 하루만에 다 팔면서 그는 온라인 쇼핑몰의 사업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물건을 구해 포장, 배송을 혼자 다하기에는 너무 벅찼다. 늘 잠이 부족했고 나중에는 고객불만이 나오면서 재고 부담도 생겼다. 이 때부터 곽사장은 마진율이 다소 적더라도 배송과 재고 부담이 없는 위탁 판매업쪽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우선 아이템을 식품쪽 상품에서 찾았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식품은 공산품에 비해 가격경쟁이 덜하고, 반복구매의 장점도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상품정보를 얻기 위해 박람회, 세미나 등에 가 보고 할인마트 등도 수시로 둘러봤다.
그러던 중 우연히 찜질방에서 호박죽을 사 먹는 순간 ‘이거다’라는 느낌이 왔다.
인스턴트 죽에 비해 훨씬 맛있고 당시 인터넷에서는 거의 판매가 안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곽사장 스스로가 ’죽 박사’라고 할 정도 죽을 좋아해 죽맛을 잘 알고 있었던 것도 한몫 했다.
바로 다음날 제조사를 찾아 갔다. 군대 행정병 경력을 살려 회사 소개, 제휴 내용 등의 자료를 형식에 맞춰 깔끔하게 준비했다. 운좋게도 죽제조업체는 30년간 전통죽을 만들어 전국 찜질방 등에 납품하는 믿을만한 회사였다. 아버지뻘 되는 죽제조사 사장은 처음에는 나이어린 대학생 사장의 제안에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곽사장의 꼼꼼한 준비와 성실한 태도에 후한 점수를 줘 온라인 판매를 그에게 맡겨줬다.
이렇게 아이템을 정한 뒤 일주일 동안 밤을 새워가며 사진촬영과 광고문안을 직접 만들었다. 생생한 사진을 올리기 위해 자그마한 간이 스튜디어도 준비했다. 최대한 먹음직스럽고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질그릇, 사기그릇에 죽을 담아 잣, 검은콩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광고문안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소비자가 돼서 어떤 것이 궁금할 지부터 고민을 했다. 죽을 사 먹는 사람들은 대체로 건강에 관심이 많은 편이므로 ‘무방부제, 무색소, 무첨가제’라는 건강죽에 홍보개념을 맞췄다. 또 한 박스에 15팩 정도로 구성하고 제품은 호박죽, 단팥죽 등 8가지 죽을 손님들이 입맛대로 구성할 수 있도록 선택폭을 넓혀 놓았다.
아이템을 정한 뒤 2주도 채 되지 않아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첫날에는 겨우 6박스만 팔았다. 기대 이하였다. 그는 다시 광고문안도 다듬고 상품 노출 횟수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 장터의 부가서비스도 활용했다. 열흘쯤 지나 먹어본 손님들이 만족한다는 댓글을 달면서 금세 입소문이 퍼져 나갔다.
슬슬 판매에 가속도가 붙었다. 상품을 올린 지 한 달만에 옥션에서 거래액 기준으로 식품부문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 때부터 다른 쇼핑몰에서도 납품요청이 줄줄이 이어졌다.
시스템보다 상품선정이 더 중요
지금은 20여개 인터넷 쇼핑몰과 할인마트 등에서 죽을 팔고 있다. 이들 판매처에서 월평균 4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거뜬히 올리고 있다. 인건비 100만원, 보증금 500만원, 임대료 90만원, 통신비 10만원 등의 비용을 빼면 대략 800만원 가량의 순익이 곽 사장 손에 떨어진다. 마진율이 20%가량 되는 셈이다.
현재는 수익의 대부분을 바로바로 회사에 재투자하고 있다. 쇼핑몰마다 결제일이 달라 항상 한달 매출정도는 여유자금으로 확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거래업체와 확실한 신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결제일을 하루도 늦추지 않는 걸 원칙으로 세워놓고 있다.
곽사장은 인터넷 장터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확실한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뛰어들면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조언한다. 인터넷 쇼핑몰은 진입장벽이 거의 없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상품 선택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몰하면 시스템부터 걱정을 하지만 쇼핑몰 구축전문 사이트를 잘 활용하면 어렵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상품선택에 훨씬 많은 노력을 들이는 게 성공포인트라는 것이다. 상품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잘 알고, 온라인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 중심으로 찾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이현숙 <이코노미21> 기자 hslee@economy21.co.kr
전문가 평가
온라인 진출 전 현장경험 먼저 쌓아야 온라인 쇼핑몰 창업으로 파워 셀러가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유통이 쉬운 자기만의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나 친지, 이웃 등 가까운 곳에서 판매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유통을 하는 데 유리하다.
두 번째는 신뢰가 최선의 마케팅이다.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판매한다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제품 설명은 자세할수록 좋다. 음식의 경우에는 산지는 물론이고 중량, 재료, 생산일, 유통기한까지 정확하게 표시한다. 중요한 것은 장단점을 가리지 않고 고객에게 모두 알려야 한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보다 소문이 훨씬 빠르게 퍼지므로 한번 실수하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세 번째는 온라인 판매 전 현장 경험을 쌓아야 한다. 동대문 의류를 떼어 파는 상당수의 옥션 상인들은 동대문에서 매장경험을 갖고 있다. 고객응대기술도 익힐 수 있고 시장이 돌아가는 원리나 도매상에 대한 네트워크 등을 구축해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지식을 갖춘 뒤 창업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은 유통의 메가트렌드라 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만큼 사전에 인터넷 장터의 세미나 등을 통해 컴퓨터 및 인터넷 지식 및 기술 등을 어느정도 갖춘 뒤 창업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인건비 절감을 위해 사진촬영 기술도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
강병오/(주)FC창업코리아 대표(changupkorea.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