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대학내일] '나는 'COOL'한 사업가 ... 한양대 신소재공학97 곽상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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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1-03-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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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내일] 나 대학인 2004. 8. 16 <241호>
- '나는 'COOL'한 사업가 ... 한양대 신소재공학97 곽상준씨
나는 ‘COOL’한 사업가
(주)COOL&COOL 대표 곽상준씨. 회사 이름답게 그의 인생도 COOL~하다. 최소자본으로 최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시장의 목표라면 곽상준씨의 최대 목표는 최소의 인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으며 서로 win-win하는 것이다.
양복 입은 대학생 곽상준씨. 그는 수십 개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죽을 판매하고 있다. 월 매출 4000만원. 대학생치고 정말 큰 수입이다. 아니 웬만한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보다 많다. 강남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4개의 책상, 접이식 침대, 전기밥솥 등. 사무실은 그의 집 같았다. 없는 게 없으니 말이다. 반바지와 티셔츠도 눈에 띈다. 아마 양복 외에 그가 입는 옷이리라. 평범해 보이는 듯한 그가 성공한 비결은 뭘까?
“원래 신기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항상 무엇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죠.”
죽 사세요, 죽 사세요~
군 입대 전에는 과외를 통해 짭짤한 용돈을 얻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과외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2002년 누구나 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 ‘옥션’을 알게 됐다. 당시에는 화상 카메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원래 정가 3만8000원하는 화상카메라를 한 쇼핑몰에서 대폭 할인된 2만9000원에 내놓았다. 이 화상카메라를 구입한 후, 3만6000원의 가격으로 옥션에 내놓았다.
“옥션에서 고객에게 주문을 받으면 쇼핑몰의 제 아이디로 주문을 하고, 수령자의 주소만 바꿔서 입력했어요. 중간에서 꽤 많은 이익을 봤죠. 그냥 용돈이 되겠구나 싶어 한 게 전부였습니다.”
그 뒤로는 마술 비법이 담긴 CD와 마술도구 세트를 팔았다. 당시는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등. 판타지 영화가 등장하면서 마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던 시기였다. 그동안 번 돈 150만원을 현금으로 뽑아 마술CD 100장을 구입했다. 두둑한 배짱도 함께 말이다. 옥션에 마술CD를 2만4500원에 내 놓았다. 기대하지도 않은 놀라운 결과가 벌어졌다. 하루만에 100장을 다 팔고 오히려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이렇게 총 900장을 팔았다. 한 장당 이익은 9500원. 모두 900장을 팔았으니 더 이상 대학생 용돈의 범위가 아니었다.
“수업시간 도중 제품설명에 관한 고객 전화가 오면 중간에 나가 설명을 했어요. 제품을 직접 포장해 배달해야 했기 때문에 이불 뒤집어쓰고 포장했죠. 은근히 테이프 뜯는 소리가 시끄럽거든요.(웃음)” 생각보다 돈 버는 게 쉬웠다. 하지만 이것은 사업이 아니라 장사였다. 돈 버는 재미에 자만심에 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찜질방, 호박죽과의 만남
그를 사업가로 만든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찜질방에서 먹은 호박죽 한 그릇에 있었다. 그는 평소 뷔페에 가면 죽만 찾을 정도로 좋아했다. 우연히 찜질 방에서 먹은 호박죽 맛에 반해 곧장 주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서 직접 만든 죽은 아니었다. 포장된 죽을 다시 데워서 사람들에게 팔고 있었다. 이거다 싶었다. 다음날 무작정 죽 제조회사에 찾아갔다. 어수룩한 대학생으로 보였을지 모르나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단가 협상에 성공했다.
“조명과 중고 화상 카메라를 구입해 하루 종일 죽 사진을 찍었어요. 군침이 돌 정도의 멋진 홍보용 사진이 필요했거든요.” 상준씨가 판매하는 죽은 방부제나 화학조미료가 전혀 없다. 간을 맞추는데 필요한 소금과 설탕이 전부이다. 주문량에 맞춰서만 만들기 때문에 재고량이 없다. 만들어진 죽은 곧바로 급속냉각 시킨다. 그리고 아이스박스에 담겨 신선한 상태로 가정에 배달된다. 소비자는 전날 직접 만든 죽을 아침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학교와 사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은 무리다. 한 가지에 몰두하기 위해 작년에 학교를 휴학했다. 다음 학기에 복학하기 위해 이번 여름에는 계절학기도 미리 수강했다. “리포트 대신 사업계획서에 더 익숙해진 것 같아요. 경험도 부족하고 사기 당한적도 있었죠. 여러 명의 직원들과 의견합의를 보기도 쉽지 않고요.”
그는 창업을 결심하는 대학인에게 당부한다. “창업한번 해볼까라는 안일한 자세로는 100% 망합니다. 제가 장담하죠.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아이템이 없으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제 주변 친구들은 연봉 몇 천만원을 받는다며 회사생활에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사업가로서 성공하고 싶다면 대기업이 건네는 유혹의 손길도 뿌리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절대 대기업에 갈 생각이 없습니다.” 상준씨는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리포트 대신 사업계획서
그는 사업가다.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그렇다고 나만 잘 먹고 잘 벌며 살 수는 없다고 말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제품은 정말 좋은데 포장이 촌스럽거나 비위생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광고가 부족한 경우도 있고요. 정말 안타까울 때가 많죠.” 그의 목표는 자체 기준에 따른 우수 중소기업을 선정해 그 제품이 잘 팔릴 수 있게 광고, 홍보, 홈페이지 구축, 명함제작 등을 해주는 것이다. 즉, 전방위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것이야말로 서로가 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닐까?
“온라인으로 죽을 판매한다고 했을 때 의아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한국음식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관심이 많죠.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는 제가 그 분야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신선함과 편리함을 무기로 하는 식품 사업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당당하고 포부에 넘치는 곽상준씨. 그러나 사진촬영에 땀을 뻘뻘 흘리며 긴장하는 순진한 모습도 있다. 어엿한 사업가지만 아직은 학생이다. 모든 면에 프로일수는 없지만 가장 프로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학생인 것이다. 하지만 그의 포부는 남다르다. “뷔페에 호박죽 빠진 거 보셨어요? 바로 그겁니다. 앞으로는 대량으로 죽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직접 발로 뛸 겁니다.”
그는 대표이사라는 명칭을 거절한다. 대신 곽상준 팀장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그의 명함에도 곽상준 팀장이지 대표이사는 아니다. 젊은 대학인에게 대표이사라는 명칭은 조금 쑥스럽기 때문일까? 그는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당당하게 ‘대표이사’ 자리를 스스로 선택하게 될 것이다.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곽 팀장은 조그만 사무실 컴퓨터 앞에서 꿈을 펼친다. 경영마인드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아이템 개발로 그의 미래와 회사가 더욱 번창하기를 기대한다. 대학생 사업가라는 타이틀을 떼고도 멋지게 홀로서기 할 수 있는 멋진 사업가로서의 성공을 또 한번 이뤄내기를 바란다.
이소연 학생리포터 0207soso@hanmail.net· 사진 박지호